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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

명왕성 vs 진짜 행성들, 질량, 공전, 궤도 차이가 만든 분류의 경계선

by 머뉘탱크 2025. 6. 21.

명왕성은 2006년까지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으로 알려졌지만, 국제천문연맹(IAU)의 행성 정의 변경으로 인해 '왜행성'으로 재분류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명왕성과 여전히 '진짜 행성'으로 남은 천체들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본 글에서는 명왕성과 8개 행성(수성~해왕성) 간의 질량, 공전 방식, 궤도 형태 등을 비교하여 왜 명왕성이 제외됐는지를 과학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질량의 차이 작지만 존재감은 컸던 명왕성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에서 제외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질량 부족'입니다. 명왕성의 질량은 지구의 약 0.2%에 불과하며, 이는 달보다도 가볍습니다. 실제로 명왕성의 질량은 태양계의 여덟 개 주요 행성 중 가장 작은 수성보다도 약 6분의 1 수준으로, 행성이라 부르기엔 지나치게 작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반면 수성과 같은 진짜 행성들은 충분한 중력을 통해 자신의 궤도 주변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국제천문연맹(IAU)은 행성의 조건 중 하나로 '자신의 궤도 근처의 천체들을 정리할 수 있는 질량'을 명시했습니다. 명왕성은 카이퍼 벨트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수많은 소천체들과 함께 공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명왕성이 중력적으로 해당 지역을 지배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왜행성이라는 새로운 분류로 재편성되었습니다. 질량의 부족은 단순히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중력 지배력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습니다.

공전 주기와 속도의 차이 너무 느리고 먼 거리

명왕성과 기존 8개 행성 간의 또 다른 큰 차이점은 공전 주기입니다. 명왕성은 태양으로부터 평균 약 59km 떨어진 거리에 있으며,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약 248년이 걸립니다. 반면 수성은 88, 지구는 365, 해왕성조차도 약 165년이 걸립니다. 명왕성은 그 중에서도 가장 멀리 떨어져 있고 공전 속도도 매우 느리기 때문에, 행성으로서의 역할이나 관찰 빈도에서 한계를 지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명왕성의 공전 궤도는 매우 타원형이며 궤도 경사도 약 17도에 달합니다. 반면 진짜 행성들의 궤도는 거의 원형이며, 태양의 적도와 평행한 궤도에서 공전합니다. 이런 차이는 행성으로서의 안정성과 균형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며, 명왕성이 일반 행성과는 다른 궤도 특성을 가진 천체임을 보여줍니다. 이 역시 명왕성을 행성 분류에서 제외시키는 중요한 과학적 근거 중 하나였습니다.

궤도 정리 능력의 차이 결정적인 탈락 사유

명왕성이 '진짜 행성'에서 제외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궤도 정리(clear the neighborhood)" 기준 미달입니다. 이는 해당 천체가 자신의 궤도 주변을 중력으로 청소하듯 정리했는지를 의미합니다. 수성부터 해왕성까지의 행성들은 자신의 궤도에 존재하는 소행성, 먼지, 다른 천체들을 중력적으로 끌어들이거나 밀어내면서 그 궤도 주변을 정리했습니다. 반면 명왕성은 궤도 주변에 다수의 유사 크기 천체들과 함께 존재하며, 그 지역을 독점하지 못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능력을 수치화하여 '궤도 지배 지수'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지구의 궤도 지배 지수는 약 1.7×105로 매우 높은 반면, 명왕성은 약 0.077에 불과합니다. 이는 지구가 자신의 궤도 공간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는 뜻인 반면, 명왕성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이런 과학적 수치들은 IAU가 왜 명왕성을 행성에서 제외했는지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로 활용되었습니다.

결론

명왕성과 기존 8개 행성 사이에는 질량, 공전 주기, 궤도 정리 능력 등 명확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는 단순한 크기의 문제가 아닌, 과학적 정의와 기준에 따른 필연적인 분류 변화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명왕성은 행성에서 제외되었지만, 왜행성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정의하고 천문학의 발전에 기여한 중요한 존재임은 분명합니다. 명왕성은 더 이상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 아닐지라도, 여전히 많은 이들의 기억과 우주에 대한 호기심 속에 살아 있습니다.